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사망사고라는무게, 그러나모든사망사고가 ‘죄‘는아닙니다

의뢰인은 아침 시간대 가족을 태우고 운전하던 평범한 공무원이었습니다. 고령의 오토바이 운전자를 충돌하게 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교통사고, 이른바 ‘교특법 치사’ 사건은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공소권이 살아 있는 중대 사건입니다. 여기에 의뢰인에게는 과속 측정 결과까지 나와 있었습니다. 

사람이 사망했고 과속 수치가 있다면, 아무 대응 없이 흘러갈 경우 정식 기소와 재판, 나아가 금고형 전과까지 각오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의뢰인에게 이것은 단순한 처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의뢰인은 관련 법령상 일정 수준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결격사유에 해당하여 사실상 직업을 잃게 되는 직역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십수 년 쌓아온 경력과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의 생계가 이 사건 하나에 걸려 있었습니다.

이사건의쟁점 — 과속이있으면무조건유죄인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가 성립하려면 운전자의 과실과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판례는 ‘신뢰의원칙‘을확립하고있습니다. 교통규칙을 준수하는 운전자는 다른 관여자들도 규칙을 지킬 것이라 신뢰하고 운전하면 족하고, 상대방이 신호를 위반해 자신의 앞을 가로지르는 이례적 사태까지 예견해 대비할 주의의무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나아가, 직진 차량 운전자에게 과속의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잘못과 신호위반 차량과의 충돌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즉, “과속 수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형사책임이 인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이 법리를 이 사건 사실관계에 정밀하게 대입하는 것을 방어의 축으로 삼았습니다.

변호인의조력 

①블랙박스영상의초단위재구성

전면적으로 과실을 다투는 사건에서 결론만 반복하는 주장은 힘이 없습니다. 저희는 블랙박스 영상을 재생시간 초 단위로 쪼개어 분석한 화면 캡처를 의견서에 첨부하며 사고 순간을 재구성했습니다.

② ‘피할수없는사고‘였다는과학적소명

저희는 하급심 판결이 인용한 운전자의 인지반응시간 법리 — 위험을 인지하고 실제 감속이 이루어지기까지 약 1초가 소요된다는 것 — 를 근거로, 피해자 발견부터 충돌까지의 시간 간격상 어떤 운전자라도 사고를 회피할 수 없었다는 점을 수치로 논증했습니다. 감정 섞인 호소가 아니라 영상 타임라인과 판례상 수치를 결합한 객관적 논증이었기에, 수사기관이 반박하기 어려운 주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③무죄주장과선처주장의이중구조

과실을 다투면서 동시에 반성과 합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자칫 모순처럼 보일 수 있어 세심한 설계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의견서에서 “법리상 형사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위적 주장과, “설령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최대한 관대한 처분이 필요하다”는 예비적 주장을 명확히 구분해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법적 책임과 별개로 도의적 책임을 다한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했습니다. 의뢰인은 사고 직후 구호 조치를 다했고, 유족에게 사과문을 전달했으며, 변호인을 통해 유족과 지속적으로 소통한 끝에 원만한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유족은 합의서에 처벌불원 의사를 명시해 주었습니다. “무죄를 주장하면서도 피해 회복에는 최선을 다한다”는 이 구조가 수사기관에 진정성 있게 전달되도록 문서의 논리와 표현 수위를 조율하는 것이 변호인의 역할이었습니다.

④양형자료의체계적제출

기소·불기소의 갈림길에 선 사건에서는 법리 주장 못지않게 ‘이 사람을 기소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저희는 ① 무사고 운전 경력의 형사 초범이라는 점, ② 유죄 확정 시 결격사유로 직업 자체를 잃게 되어 처벌의 불이익이 통상의 경우보다 훨씬 가혹하다는 점을 관련 법령 조문과 함께 구체적으로 소명하고, ③ 미성년 자녀를 부양하는 가정 형편, ④ 배우자와 직장 동료들의 탄원서 등 참고자료로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결과 — 정식기소없이검찰단계에서기소유예로종결

검찰은 특히 검찰시민위원회 심의에서도 다수가 기소유예가 적정하다는 의견으로 의결했다는 점을 명시하며 이례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습니다.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은 재판정에 서지 않고 사건을 종결지었으며, 형의 선고가 없으므로 직업상 결격사유도 발생하지 않아 경력과 생계를 그대로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사례가말해주는것

첫째, 사망사고라고 해서 운전자의 형사책임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뢰의 원칙과 상당인과관계는 교통사고 방어의 핵심 법리이며, 과속 등 일부 위반 사실이 있더라도 사고와의 인과관계는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둘째, 교통사고 사건의 승부는 객관적 증거의 해석에서 갈립니다. 같은 블랙박스 영상이라도 초 단위 타임라인, 경적 음성, 충돌 부위, 인지반응시간 법리와 결합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셋째, 법리 다툼과 피해 회복은 양립할 수 있고, 양립해야 합니다. 과실을 다투는 사건일수록 유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태도가 처분 결과에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중대 교통사고로 입건되셨다면, 초기 단계부터 증거 분석과 합의 전략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교통사고를 포함한 형사사건의 단계별 대응 방식은 업무분야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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