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형사사건과 별개로 운전면허 취소 처분이 나옵니다. 생계가 걸린 경우가 많아 “구제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형사사건보다 먼저 오기도 합니다.
출발점은 하나입니다. 내 사안이 재량취소인가 필요적 취소인가. 이 구분에 따라 다툴 수 있는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의 구조
제93조 제1항 본문은 시·도경찰청장이 각 호에 해당하는 사람의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단서에서 일정한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음주운전과 관련된 각 호는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 제1호(제4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 이 호는 단서의 필요적 취소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 제2호(제44조 제1항)·제2항 후단 또는 제5항을 위반한 사람이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하여 정지 사유에 해당된 경우. 필요적 취소입니다.
- 제3호(제44조 제2항) 후단을 위반하여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 필요적 취소입니다.
- 제3호의2(제44조 제5항)을 위반하여 음주측정방해행위를 한 경우. 필요적 취소입니다.
즉 1회 음주운전(제1호)은 문언상 재량 영역이고, 재범·측정거부·측정방해는 필요적 취소입니다. 취소·정지의 구체적 기준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별도로 정합니다.
이 구분이 실제로 의미하는 것
필요적 취소에 해당하는 사안에서는 “취소가 지나치다”는 주장만으로 처분을 다투기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법이 처분청에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다툴 지점은 처분의 재량이 아니라 처분사유 자체입니다. 측정 요구가 적법했는지, 측정에 응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재범의 전제가 되는 이전 처분이 실제로 존재하고 유효한지 같은 문제입니다.
반대로 제1호에 해당하는 사안이라면 처분사유를 다투는 길과 재량권 행사가 적정했는지를 다투는 길이 함께 열립니다.
형사와 행정은 별개로 진행됩니다
형사사건에서 벌금형을 받았다고 해서 면허 처분이 자동으로 가벼워지지 않고, 반대로 형사에서 다투는 중이라고 해서 처분이 멈추지도 않습니다. 두 절차는 기간도 다릅니다.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은 정해진 기간 안에 해야 하므로, 형사사건 결과를 기다리다 기간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행정소송에서 재량권 일탈·남용이 인정된 사례들은 사안마다 사정이 크게 달라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이 부분을 개별 사건의 처분 유형과 생계 관련 자료를 확인한 뒤에 판단하고 있으며, 이 글에서는 법령이 정한 구조까지만 정리했습니다.
확인할 것
- 내 처분이 제1호(재량)인가 제2호·제3호·제3호의2(필요적)인가
- 측정 요구와 측정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가
- 재범으로 처리되었다면 그 전제가 되는 이전 처분이 실제로 존재하고 유효한가
- 행정 불복의 기간이 며칠 남았는가: 형사사건 결과를 기다리면 늦습니다
관련 안내
법원은 면허취소를 어떻게 판단하나요: 관련 판례
재량취소 사안이라도 법원은 음주운전 면허취소에 대해 엄격한 입장입니다. 대법원은 음주운전에 따른 면허취소 여부가 행정청의 재량이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막을 공익상 필요를 더 중시해야 하고, 당사자가 입는 불이익보다 일반예방적 측면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7476 판결).
- 취소가 유지된 사례: 혈중알코올농도 0.187%로 기준을 크게 넘고, 불가피한 사정이 없으며, 여러 차례 단속 전력이 있는 경우 원고가 주장한 사정을 고려해도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0. 3. 25. 선고 2019구단1365 판결, 창원지방법원 2020. 4. 29. 선고 2019구단1303 판결).
- 취소가 지나치다고 본 과거 사례: 음주운전 동기와 측정거부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20여 년간 사고나 위반 전력 없이 운전해 온 개인택시 기사로서 면허취소가 생업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 측정거부만으로 굳이 면허를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대법원 1997. 9. 5. 선고 97누6698 판결). 다만 이는 당시 법을 전제로 한 판단이고, 위에서 본 것처럼 현재 측정거부는 필요적 취소 사유이므로 같은 논리로 다투기는 어렵습니다.
- 전동킥보드 음주운전과 자동차면허: 혈중알코올농도 0.090%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외국인에 대해 1심이 자동차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했지만(대구지방법원 2025. 8. 13. 선고 2025구단10208 판결), 이 판결은 항소심(대구고등법원 2025누10182)에서 취소되었습니다. 전동킥보드 음주운전도 자동차운전면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결국 재량취소 사안에서 구제를 받으려면 「생계가 어렵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수치, 운전 경위, 전력, 운전 거리 같은 객관적 사정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형사처벌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별 음주운전 처벌, 측정거부는 음주측정 거부하면 어떻게 처벌되나요에 정리했습니다.
판례 추가: 2026년 10월 8일, 판례 조사·검토 유수빈 대표변호사
이 글은 2026년 9월 15일 기준 현행 법령과 공개된 판결문을 토대로 작성한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시면 상담 신청으로 사건 개요를 남겨주시면 확인 후 연락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