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합의를 거절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합의가 되면 사건이 끝나는가”입니다.
강제추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합의를 해도 공소가 제기되고 재판은 진행됩니다. 합의는 사건을 없애는 장치가 아니라 양형에서 평가되는 사정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합의가 되지 않았을 때 무엇이 남는지가 실제 문제입니다.
합의는 왜 사건을 끝내지 못하나
형법 제298조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이런 규정이 있는 범죄(반의사불벌죄)와 달리, 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수사와 재판이 계속됩니다.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형법 제51조 제4호의 “범행 후의 정황”으로 평가됩니다. 즉 결과를 바꿀 수는 있어도 절차를 멈추지는 못합니다.
공탁과 합의는 같은 무게가 아니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2024노4514 (2025. 3. 7. 선고, 원심 2024고단4758)
- 성범죄 전력이 5회 있는 피고인이 전철역 대합실에서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추행한 사건입니다.
- 원심에서는 2백만원을 공탁했으나 징역 4개월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 항소심에서 합의가 이루어졌고, 형은 징역 4개월·집행유예 1년으로 바뀌었습니다.
- 다만 신상정보 공개·고지 1년과 취업제한 각 4년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같은 피고인, 같은 사건에서 공탁만 있을 때는 실형이었고 합의가 더해지자 집행유예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당심에서의 합의와 처벌불원”을 형종 전환의 결정적 사정으로 설시했습니다.
부산지방법원 2024고단2469 (2025. 4. 24. 선고)
- 변론종결 후에 2백만원을 형사공탁한 사안입니다.
- 법원은 피해자의 수령 의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공탁을 “제한적으로만” 참작했습니다.
- 결과는 징역 4개월 실형이었습니다.
공탁은 시점과 수령 의사 확인 여부에 따라 참작의 폭이 달라집니다. 공탁의 구조와 요건은 별도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합의가 되지 않을 때 남는 것
합의가 어렵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판결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설시된 항목은 대체로 다음과 같았습니다. 자백과 반성,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시도(공탁 포함),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 그리고 다툴 사실관계가 남아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변론입니다.
반대로 합의를 서두르다 피해자에게 반복 연락하는 것은 사건을 악화시킵니다. 접촉 금지가 조건으로 붙어 있는 경우에는 그 자체가 새로운 문제가 됩니다.
확인할 것
- 이 사건이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지 죄명부터 확인했는가
- 합의 시도가 피해자에게 2차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여지는 없는가
- 공탁을 검토한다면 변론종결 전인가 후인가
- 합의 외에 제출할 수 있는 자료(치료·교육 이수, 재범 방지 조치)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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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안내
이 글은 2026년 9월 15일 기준 현행 법령과 공개된 판결문을 토대로 작성한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결과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시면 상담 신청으로 사건 개요를 남겨주시면 확인 후 연락드립니다.